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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담양 관방제림 국수거리에서 후루룩

아무 집이나 맛있다.
비가 내려서 죽녹원은 대충 훑어보고 일찍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내려왔다.

담양떡갈비도 유명하지만 속을 부담 없이 차분하게 가라앉혀 줄 수 있으면서도 담양다운 음식으로 정하였다.
즉녹원에서 걸어서 5분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는 가까운 거리도 담양 국수거리를 선택하는 데 한 몫 했다.

천변에 주차하고 가까운 국숫집으로 가느다란 빗줄기를 피해 들어섰다.

주문한 국수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삶은 계란 까먹는 맛이 일품이다.
뜨끈뜨끈한 계란을 조심조심 돌려가며 껍질을 벗겨내어 소금에 찍어 먹는 포근포근한 맛, 참 오랜만이다.

가는 이슬비가 살짝 내리는 죽녹원을 거닐어서인지 뜨거운 계란이 반갑다.



계란 맛을 하나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즈음에 드디어 주문한 음식이 도착하였다.

투박하면서도 왠지 끌리는 멸치국물국수다.

잔치국수 국물맛이 제대로다.

멸치국수와 더불어 주문한 비빔국수도 함께 나왔다.

비빔국수는 매콤달콤하다.
갖은 양념으로 비밀스럽게 전수되어 온 비빔 소스 때문인지 멸치국수보다 거금 1,000원이 더 붙었다.
양념맛을 봤다.
인정!
맛은 정직하니까.

그렇지만 역시 국수는 멸치국물국수다.
진하게 우려낸 시원한 육수에 한 사발 후루룩 들이켜 줘야 제맛이다.
괜히 국수거리라는 이름이 붙은 것이 아니다.
국수를 파는 상가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맛있다. 다 맛있다. 여러 집에서 먹어봤지만 어느 한 곳 빠지지 않았다.
국수거리에서는 잔치국수를 먹어야 국수 먹은 것 같다.

반찬은 간단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묵은 김치가 멸치국물국수와 궁합이 잘 맞다.

오늘 들어간 곳에서는 물이나 육수 그리고 반찬도 셀프다.
육수를 셀프로 충분히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새롭다.

말 그대로 후루룩이다.
담양 관방제림의 국수거리에서 잔치국수 한 그릇 후루룩 해보시라 권한다. 찐 계란도.

가격은 착하다.
6명이서 계란 한 개씩, 멸치국수 6그릇에 비빔국수 1그릇, 한 명이 비빔국수로는 부족했는지 아니면 멸치국수가 먹고 싶었던지 멸치국수를 추가 주문하였다.
7인분 한끼 식사로 32,000원이면 가격도 착하다.
긴긴 추석 연휴 오랜만에 함께하여 더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