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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맨홀

'맨홀을 제대로 설계할 순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사람이 저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도로 포장 높이에 따라 쉽게 높낮이를 조절 할 수 있는 맨홀 뚜껑 말입니다.
맨홀 높이가 도로 포장면과 수평을 이루지 못하면 사람에게도 자전거에도 걷는 사람에게도 특히나 보행 약자인 어린이나 어르신에게는 위험요소입니다.
휠체어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이기도 합니다. 휠체어 이용 교육 때 맨홀에 앞 작은 바퀴가 끼어 휠체어에 앉은 사람이 앞으로 쏟아질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고 민첩한 사람은 순간 두 발로 딛고 일어서는 기적을 목격하기도 했답니다. 웃픈 경험이었죠.

맨홀의 단차는 자동차도 지나는 속도에 따라서는 큰 충격이 전달되기도 합니다.
미처 맨홀 뚜껑을 발견하지 못 했거나 단차가 예상 외로 큰 맨홀에서는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충격을 피하기 위해 운전자들은 급하게 핸들을 틀기도 하고 급브레이크를 밟기도 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형태의 맨홀 뚜껑은 생활 용수나 비가 내릴 때 빗물이 잘 빠지도록 길게 틈이 나 있습니다. 작은 바퀴는 콕 박히기 쉽상이죠. 굉장히 위험합니다.

맨홀은 하수로와 연결 되어 있어 불쾌한 악취가 올라오기도 합니다. 특히 하수종말처리장과 연결 되는 오배수관로용 맨홀이 들썩이는 경우에는 근처에만 가도 코가 혼이 납니다.

바퀴벌레 등 각종 벌레가 드나드는 통로가 되기도 하고요. 특히 쥐들이 즐겨 찾는 이동 통로로 사용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악취가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해 차단장치를 맨홀 아래에 설치하기도 합니다. 비가 오면 빗물의 무게에 의해 차단장치가 자동으로 아래로 열리면서 내려가기 때문에 배수에는 지장이 없는 똑똑한 구조입니다.

어떤 골목길 맨홀 뚜껑 위에는 누군가 잘 재단하여 장판으로 덮어 놓기도 했더군요. 비가 내리면 걷어내야 하는 불편이 있겠지만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악취를 맡는 것 보다는 비 내릴 때 걷어내었다가 물빠지고 다시 덮는 불편을 감수하는 편이 훨씬 낫겠다 싶었겠죠. 차단장치나 잘 막은 덮개는 악취 뿐 만 아니라 쥐의 이동도 막는 효과가 있습니다.

맨홀 이야기를 하다보니 전에 경험했던 일이 생각나네요. 상거래가 끝난 시장을 지나고 있었는데 저만치 후다닥 맨홀로 뛰어 들어가는 쥐를 목격했지 뭡니까. 전문 업체에 관리를 맡기기도 하는데 그 시장은 그렇지 못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재래시장의 맨홀의 관리 상태를 보면 그 재래시장 관리의 정도를 가늠해 볼 수도 있는 잣대가 되기도 합니다. 어떤 시장은 역한 냄새가 나기도 하는데요. 주변을 살펴보니 맨홀이 있고 그 맨홀에서 악취가 올라오는데 방치한 이유입니다. 맨홀에서 올라오는 악취 뿐 만이 아니라 쥐가 드나드는 주요 통로이기 때문에 시장 위생에 치명적인 요소입니다.

또 어떤 맨홀은 자동차는 물론이고 사람이 밟아도 덜커덩 거리며 소음을 내는 곳도 있습니다. 덜커덩 거리는 소음 나는 맨홀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소음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소음은 소리의 크기보다는 듣고 싶지 않은 소리를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들어야 하는 경우도 해당하니까요.

어떤 사람들은 피우던 담배 꽁초를 버리거나 또 어떤 사람은 쓰레기를 버리는 쓰레기통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맨홀에 쓰레기 버리는 사람에게 쓰레기 불법 투기로 단순한 과태료 보다는 과태료 만큼의 환산된 시간 동안 맨홀 청소를 시키면 어떨까라는 재밌는 생각도 해봅니다. ^^

높낮이의 쉬운 조절, 안전과 위생, 미관적인 요소까지 다 담아낸 똑똑한 맨홀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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