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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서랍장 수리

TV받침대로 쓰이는 서랍수납장인데요.
망가진지 한참되었는데 이래저래 바쁜 핑계로 서랍장수리를 미루고 미뤘다가 이제야 손을 댔습니다.

원할한 서랍장 수리를 위해서는 재질 파악이 중요합니다. 서랍수납장의 재질은 원목은 아니고 나무를 가루를 내어 압축하여 만든 MDF(Medium Density Fiber Board)와 작은 나무 조각들을 압축하여 만든 PB(Partical Board)로 그리고 서랍장 바닥은 얇은 합판(Ply Wood)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본드 칠이 되어 있는데 이미 틈이 벌어져 있습니다.

단단히 붙어 있어야 하는데 상태가 썩 좋지 않군요.


이리저리 실피고 맞추어 보고 했는데 타카 핀이 촘촘히 박혀 있는데다 수십 개의 타카 핀들이 제각각 미묘한 차이로 굽어져 있어 있는 그대로 다시 붙여 수리하는 것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자 드라이버로 이미 벌어진 틈을 이용해 두 판을 손쉽게 분리하였습니다.

나무용 본드를 사용해서 두 판을 붙인 것 같은데 흔적으로 보아 처음부터 제대로 붙여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두 판 사이 본드 흔적은 거칠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굳어진 본드 상태에서 붙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붙었다 떨어진 흔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표면이 고르지 못하고 울퉁불퉁 합니다.

니퍼를 이용해 타카 박힌 핀을 제거합니다.


타카 핀 빼는 데 조금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핀 갯수가 수십 개는 되니까요.
사진은 빼낸 핀의 일부입니다.
뾰족하게 튀어나온 방향대로 빼내면 쉬울 것 같은데 핀 대가리가 있더군요. 두들겨서 반대방향으로 약간씩 밀어 넣어 니퍼로 물어 조금씩 빼내어 제거해야 했습니다.


목재용 본드도 없으니 두 판 중에 안쪽 판을 먼저 서랍장에 나사로 고정하고 그 위에 다시 바깥쪽 판을 나사로 고정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안쪽판의 파진 홈과 서랍장 바닥 합판과 맞물리도록 조립해 줍니다.


먼저 MDF 재질의 안쪽 판과 서랍장의 PB를 물린 상태로 서랍장을 세워 흔들리지 않도록 아래 적당한 높이로 받쳐준 후 전동드릴로 나사구멍을 뚫어 주었습니다. 4mm는 크더군요. 3mm로 둟어주니 나사크기와 잘 어울리게 적당한 힘으로 물리었습니다. 나사구멍을 뚫어준 이유는 MDF와 PB가 나사에 의해 쪼개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목재 전용 나사못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이유도 있었고요. 그리고 사러나갈 형편도 못 되었기 때문에 구멍 뚫는 작업은 주어진 여건에서 실패 확률을 최소화하려는 나름의 자구책이었습니다.


서랍장을 세워놓고 손잡이가 돌출되어 바닥이 평평하지 못하여 급한대로 A4용지 2 묶음을 적당한 너비로 벌여 놓고 두 A4용지 묶음 사이로 서랍장의 손잡이가 위치하도록 세워 전동드릴로 구멍을 둟어 주었습니다.
여기서 구멍 뚫을 위치를 잡아주는 게 관건이었는데요. 기존의 서랍장을 참고하기 위해 빼내어 와 옆에 놓고 치수를 이리저리 재어 비교한 후 연필로 두판이 맞닿을 위치를 표시하여 틀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위치를 교정하면서 구멍뚫을 위치를 잡아주어야 했습니다. 목공소라면야 목공용 바이스를 이용하면 치수 재어 위치를 잡아 바이스로 물어주면 나사구멍 뚫는 것은 식은죽 먹기였을 것이지만 목공용 바이스는 커녕 그 흔한 바이스프라이도 없는 상황에서 힘들다기 보다는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었습니다. 자리 잡은 것이 막상 나사구멍 뚫는 전동 드릴 작업 시에 살짝 쓱하고 틀어지기 일쑤였으니까요. 맞닿은 두 판사이에 남아있는 거친 본드 흔적이 정확한 위치에 나사 구멍 뚫는 작업을 방해했습니다.
살살 달래어 나사 구멍을 뚫고 나사를 가체결해 보니 적당히 자리를 잡았더군요.

아무래도 맘이 덜 놓여 나사말고도 두 판사이를 단단히 붙여줄 뭔가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요. 얼마 전 다른 작업하고 남은 실리콘이 떠올랐답니다.

두 판사이에 목공용 본드를 대신할 실리콘을 얇게 발라준 후 붙이고 나사로 고정하였습니다. 기왕에 동원한 실리콘으로 합판과 MDF 그리고 PB 사이의 직각으로 만나는 부분에 마무리 작업을 해주었습니다.

실리콘은 보통 24시간 정도면 제대로 강도가 나온다고 하니 하루쯤 지나 TV받침대에 수리한 서랍을 끼워 넣으면 될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수리방향을 드릴로 구멍을 뚫어 나사로 고정하는 것으로 잡았던 게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실리콘도 잘 굳어 튼튼하게 마무리 되었고요. 좌우평형과 상하 위치도 잘 잡혀 만족감 높은 서랍 수리가 되었습니다. ^^

자주네+
Jaj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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