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시원하다.
목련 여린 잎을 쓰다듬는다.
봄바람 따라 부지런히 존재를 알린다.
까막 막대기 안에 저런 찬란한 빛을 감추어 두다니
찬 바람 맞으며 마음 암만 불어넣어도 꿈쩍도 않더니
봄바람에 너의 비밀스런 자태를 터쳤구나.
까만 모니터에 형형색색을 띄운들 너만큼 빛나는 것을 여태껏 보지 못했으니 세월을 헛 산 건가?
차디찬 매서운 칼바람 불 땐 영영 안 내밀 것 같았다.
작년 겨울에 '내년에 저 막대기에서 싹이 날까?'
'추위에 죽은 거 아냐?' 생각이 들었지.
매화도 터쳤고
벚꽃도 터친지 오래인데 죽은 거 마냥 꿈쩍도 않더니,
조바심 내고 포기하려한 내가 잘못했다.
이내 꽃망울을 준비하겠지?
모두에게 아낌없이 나눌 열매를 인내심 가지고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봄바람 따라 같이 손흔들어 주는 이웃 친구.
부럽다.
끝이 시작인 화관을 쓴 친구와도 온종일 서스럼없이 함께여서.
봄바람이 왈츠장단으로 쓰다듬으니 군무를 즐기는구나.
너의 키는 봄의 꿈만큼이나 높고 높다.
봄의 꿈을 한봉지 가득 담아 부풀었네.
봄의 터치에 곧 터치겠지?
자주네+
jaj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