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아
너희들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단다
무엇이 그리 급했을까
우리 만나지도 못 했는데
이미 이별이라니
영영 얼굴을 기억하지 못 하게 돼버렸어
얼마나 힘들었니
그래서 바삐 간 거야?
둘 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지만
다시 돌아오지 못 하는 너희들 이기에
다 부질없는 생각이겠지
보고 싶었단다
아주 많이
첫 선물을 무엇으로 받았을까?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생각이야
참 행복한 시간들이었어
너희들을 기다리는 시간들 말이야
그 기대와 설레이는 시간들 참 좋았어
이제 아프지마
무척 힘들어했을 너희를 생각하면 또 마음이 아려와
미처 몰랐어
너희들이 힘든 시간을 보냈을 거라고 생각하니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어
특히 엄마 아빠는 말로 다 표현하지 못 할 정도로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
그래도 어른이니까 잘 이겨낼 거야
시간이 필요해
너희를 품에 안아보기도 전에 보내야만 하는 부모의 심정이 어떠할지 짐작도 하기 어려워
하지만 누구보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은 분명해
너희를 몸 밖으로 꺼내놓고
수백키로를 운전하여 그 큰 섬까지 갔을 정도였으니까
그냥 무작정 차에 몸을 싣고 하염없이 달린 거 같아
마음을 다스릴 수 없을 때 간혹 나도 발길 닿는대로 가기도 했었거든
그 몸으로
그 먼 거리를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생각들의 끈을 이어잡으며
달렸을 거야
어쩌면 그 길 끝에 삶에 대한 희망을 찾으려고 했을지도 몰라
엄마 아빠가 다시 삶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많이 힘든 시간을 보냈을 너희에게 어려운 부탁일 수 있는데 엄마 아빠를 위해 기도해 주렴
아픈만큼 성숙해졌으면 정말 좋겠어
힘든 시간을 통과하며 서로를 더 많이 사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가장 큰 아픔으로 남겠지만, 역으로 서로 사랑하며 삶을 견디어 내는 가장 쎈 처방이었으면 해
너희들이 있어서 행복한 시간으로만 기억할 수 있을까
어렵겠지만 꼭 그랬으면 좋겠어
아니 꼭 그래야만 한다고 말해주고 싶어
너희들과 함께했던 행복한 시간들을 기억했으면 해
아빠 엄마가 너희들과 함께한 행복한 기억들을 가지고 이 땅의 삶들을 잘 이겨나갔으면 해
어쩌면 그것이 먼저 간 너희들의 간절한 바람일 거라고 생각해
안녕 아이들아
사진을 보며 너희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많이 행복했어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이 말 한번도 못했네
사랑해 신통아 ♥♥♥
방통아 사랑해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한족온을 가능하게 하는 배개 핏넥 (0) | 2020.06.28 |
---|---|
친일인명사전 앱 구매하다 (12) | 2020.06.20 |
손바닥 헌법책 (32) | 2020.03.22 |
프리지어 (20) | 2020.03.11 |
봄 (22) | 2020.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