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하고픈 휴일 오후.
가을을 느끼고 싶어 들어선 역사 깊은 교정의 뜨락.
가을의 절정이 내려 앉았다.
연분홍 색조의 뽀얗고 싱싱한 꽃잎을 터트렸다.
이파리도 푸르다.
어처면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
가을을 느끼고 싶어 들어선 역사 깊은 교정의 뜨락.
가을의 절정이 내려 앉았다.
조금 걷다 눈에 훅 치고 들어오는 낯설면서도 익숙한 나의 그녀를 닮은 꽃.
누가 오월의 장미라고 하였나.
11월의 장미.
온통 낙엽 천지인 뜨락이여서
더 빛나는 자태다.
겨울 맞으러 여름을 눈물로 떨구는 아름드리 나무 아래
연분홍 색조의 뽀얗고 싱싱한 꽃잎을 터트렸다.
이파리도 푸르다.
바람따라 날으는 이퐈리 따위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온 세상 하얗게 눈으로 덮였을 때에도 여전히 연분홍 꽃잎을 자랑할 것만 같다.
어처면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얀 눈 쌓였을 때
꼭 다시 들여다봐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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