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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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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가득 안겨 온 대봉 퇴근 길. 주차장에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입구에 막 들어섰다. 중년의 부부가 나란히 손에 들고 있는 바구니와 상자에 눈이 간다. 한 가득 탐스럽게 조명에 윤기나는 대봉이 눈에 들어온다. 정말 굵고 탐스럽게 보였다. "와~ 대봉이다." 의도하지 않게 말이 나도 모르게 저절로 나왔다 "감나무 키우시나봐요~?" ㅎㅎ 웃으시더니 내 몫을 잠시 맡아 놓으셨던 것 처럼 두 손에 더 이상 올릴 수 없을 때까지 들려주신다. 엉겁결에 감을 받아든 내 두 손이 작음을 아쉬워하시는 눈치셨다. 참 행복한 웃음을 얼굴 가득 머금은 채로 말이다. 식탁 한켠에 장식을 겸하여 올려두었다. 볼 때마다 흐뭇한 마음이 번져온다. 시간이 흐르수록 이웃사촌의 행복바이러스에 푹 담겼던 대봉은 식탁에서 빨간 빛깔을 날마다 더해 간다. 대봉이 ..
가을 손수건에 물들다. 가을을 새 하얀 손수선에 담았다. 오지다. 국립장성숲체원에서 멀지 않은 치유의숲에서 예정에 없던 손수건 만들기를 진행하였다. 가을을 손수건에 있는 그대로 물들이는 재미난 작업. 새 하얗던 흔하디 흔한 손수건이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작품이 되었다. 집에서도 해보고 싶다.충분히 가능하지 싶다.주변에도 가을 단풍든 낙엽은 많으니까.물기가 너무 많으면 으깨져서 예쁜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평평한 나무 마루 같은 곳에 대고 신나게 두드려 주면 끝이다.두드리면서 투명 셀로판과 손수건을 동시에 잡고 조금씩 움직여주면서 두드리면 더 예쁘게 물들일 수 있다. 투명 셀로판과 작고 단단한 고무망치만 준비하면 된다.사용 요령에 따라서는 나무망치도 가능하지 싶다.
나 다리 길~~어!!! 다리가 길어서 슬픈. 폼나게 기~~~인 다리가 오히려 목숨을 재촉하기도 한다. 빨리 뛰어 달아나야 할 때 너무 긴 다리는 오히려 불편하다. 짧더라도 민첩한 다리가 냉혹한 현실에선 목숨을 담보한다. 폼생폼사. 폼에 살고 폼에 죽었다. 여치에게 잡혀 먹히는 모습이 예전에 갔을 때 보였다.http://bitly.kr/R5oF 관련글 보기2016/10/30 - [여행] - 국립장성숲체원에 나방이 참 많아요~2016/10/12 - [여행] - 국립장성숲체원
맨홀 '맨홀을 제대로 설계할 순 없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사람이 저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도로 포장 높이에 따라 쉽게 높낮이를 조절 할 수 있는 맨홀 뚜껑 말입니다. 맨홀 높이가 도로 포장면과 수평을 이루지 못하면 사람에게도 자전거에도 걷는 사람에게도 특히나 보행 약자인 어린이나 어르신에게는 위험요소입니다. 휠체어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이기도 합니다. 휠체어 이용 교육 때 맨홀에 앞 작은 바퀴가 끼어 휠체어에 앉은 사람이 앞으로 쏟아질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고 민첩한 사람은 순간 두 발로 딛고 일어서는 기적을 목격하기도 했답니다. 웃픈 경험이었죠. 맨홀의 단차는 자동차도 지나는 속도에 따라서는 큰 충격이 전달되기도 합니다. 미처 맨홀 뚜껑을 발견하지 못 했거나 단차가 예상 외로 큰 맨홀에서는 충격이 이..
봄 햇빛을 받아 참 예쁘다. 봄 볕에 여행 꿈 품고 한껏 부풀어 올랐다. 꿀벌들이 봄 꽃들 사이로 붕붕붕 신났다. 언젠가 다녀온 구례산수유축제가 생각난다. 한껏 물이 올랐다. 곧 필 기세다. 양지바른 논두렁에 흐드러지게 피었다.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봐 참 좋아 나태주 -풀꽃 3- 다가가 허리 구부려 들여다 본다.자태가 참 곱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풀꽃- 길 가 이리치이고 저리치었을 고단한 세월의 흔적도 몸에 지녔다. 사람들의 발길질도 경운기의 거침도, 지난 겨울 모진 차가움도 이겨내었다. 물기 없는 풀숲 사이로 갈색 마른 가지에 빼꼼하게 푸른 싹이 돋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너가 그렇다. 처음엔 땅콩 싹인줄 알았다.돈부 싹이다. 잠시도 쉬지 ..
눈 내리는 날엔 왕호떡 둘째의 피아노연주회가 있었습니다. 음악회 도중에 창밖으로 눈이 내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음악회도 좋았지만 창밖으로 나풀나풀 쏟아지는 눈꽃이 음악회를 축복해주는 것 처럼 느껴져서 마냥 더 좋았습니다. 눈 쏟아지는 사이를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은 흐르는 음악과 함께 잘 어우러지는 배경으로 영화 속 한 장면 같았습니다. 그렇게 행복한 음악회를 뒤로 하고 돌아오는 중 또다시 쏟아지는 눈꽃 속을 걸으며 마음은 어린아이처럼 되었습니다. 눈이 쌓였더라면 눈싸움 한판 할 기분이었습니다. 하염없이 쏟아져 내리는 눈속을 걷는데 뙇!! 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이 눈 앞에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건 진리야!! 들뜬 목소리로 힘주어 주문을 했습니다. "어쩌죠~ 조금 많이 기다리셔야하는데요~ 주문이 밀려서요~~^^" 이런 이..
숨막히는 일상에 낸 숨구멍 햇빛이 강렬한 해질녁임에도 달빛이 선명하다. 주변에 비교할 수 있는 사물이 없는 높이 뜬 달은 상대적으로 작게 보인다. 그래서 일까? 달이 무척 크게도 보인다.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천변 자전거길을 따라 광주천의 상류로 거슬러 거슬러 달렸다. 겨울 바람이 춥지 않다. 오히려 시원하다. 심장은 하늘 위에서 땅 아래까지 쿵쾅거리며 요동을 친다. 미칠 것 같다는 표현이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이럴 때 딱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겨울의 찬 바람은 미칠 것만 같던 뜨거운 심장을 포근하게 아니 시원하게 감싼다. 겨울 자전거의 묘미다. 고즈넉한 분위기다.조용하고 한적하다.그리고 시원하다.요동치는 뜨거운 피 내뿜는 심장말고는 말이다. 이런 사진을 왜 찍었냐면 예뻐서다.바쁜 일상에 어거지로 틈을 내었다..
방울방울 낙옆 위 얼음방울 낙옆 위에 이슬이 밤사이 차가운 기온에 얼음으로 변하였습니다. 맑은 날씨에 볕이 좋은데도 알알이 맺힌 이슬방울은 얼은 채입니다. 지인들과 오랜만에 무등산을 찾았습니다. 원효사 길은 낙엽이 수북합니다. 푸르던 나무가 잠간 동안의 화려함을 내려놓고 어느새 잎을 다 떨구었습니다. 맑았지만 바람은 차가웠습니다. 손이 시려웠습니다. 평지를 걸을 땐 주머니에 양손을 넣고 언 손을 녹이며 걸었습니다. 수북이 쌓인 낙옆 더미 속에 대나무 잎이 푸르른 자태를 뽑냅니다. 원효사를 출발하여 부지런히 걸어 장불재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무등산 옛길로 내려가는 길에 목격된. 호스가 물의 압력을 이기지 못함이었던지 분리되어 물을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무등산국립공원 관리공단 사무실에 연락했는데 상가에서 물을 사용하기 위해 깔아놓은..